책으로 채우는 마음건강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를 읽고 얻은 마음

민밋(min meet) 2024. 5. 8. 01:19

 

"어쩌면 자살마저도 너무 활동적인 행위일 것이다."

이 글에 공감한다는 것 자체가 슬프기도 하다. 저 말이 와닿기까지 시간들이 얼마나 괴로웠을지.

 

"마음은 감당할 수 없는 걸 못 보거든요."

"당신을 제한하는 건 오로지 당신의 상상력뿐입니다."

그래도 내가 바뀌면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곤 한다.

나의 생각을 바꾸는 건 방구석에서 지금 당장도 할 수 있는 거니까.

 

 

"자신을 타인 그리고 또 다른 자신과 비교하며 삶이 달라지기를 바라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죠. 사실 대부분의 삶에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이 공존하는데 말이에요."

남들의 삶에서 빛남을 찾다 보면 나 혼자 뒤처진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정말 좋은 일과 나쁜 일이 공존할까

누구는 좋은 일이 더 많은 삶을 살고 있을 거란 생각에 혼자 부러워하고 나만 어두움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까 조급해진다.

저 말이 긍정적으로 다가오기까지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가 내일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어제를 슬퍼하지도 않고.

우리가 그냥

우리였고

시간이 그냥 

지금이었고."

그래. 그냥 지금. 과거 미래 그만 생각하고 그냥 지금. 그냥 나. 뭐가 문제야 대체. 아무 문제없어.

 

"노라는 평생 그런 느낌으로 살았다. 중간에 끼어서 안간힘을 쓰고, 허우적거리며 그저 살아남으려고 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어느 길에 헌신해야 후회가 없을지 모른 채."

지금도 여전히 이런 생각에 갇혀있다. 그래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글을 통해 읽으니 괜히 동질감이 느껴지고 마음이 놓인다. 내가 부정적이어서 그렇게 살아온 게 아니라는 위안. 누군가도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인생은 언제나 행동하는 거란다."

아직 행동하지 않아서 이렇게 힘든 걸까, 쓸데없는 생각의 우물에 허우적대고 산거였구나! 하며 위로를 해보기도 하고 정말로 행동하면 조금 달라질까 하는 희망을 가지게 해 준다.

 

"이 삶에는 아무 문제도 없었지만 노라는 다른 것들, 다른 삶, 다른 가능성을 갈망했다. 착지할 준비가 안 된 채 여전히 허공에 떠 있는 듯했다."

못 참고 퇴사를 한 나에게 오늘따라 유독 와닿는다. 나는 대체 무엇을 원해서 그만둔 걸까, 욕심이 과했던 걸까, 내가 뭐라고. 결국은 똑같은 직종으로 돌아가게 되면 그만두지 말고 버틸걸... 하며 후회하면 어떡하지 하면서도 당장은 그만두는 게 맞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나를 거기에 두고 싶지 않은 마음이 오만한 거였을까. 아직 어디에도 착지할 준비는 하지 못한 상태에서 냅다 저질러 버린 것만 같아 괴로워진다. 그렇지만 그만두지 않고 일하고 있을 나를 상상해 보면 정말 행복하지 않아. 행복하지 않아.

 

"자신이 상상하는 완벽한 모습이라는 독으로 스스로를 죽이지 않을 것이다."

늘 되새겨야 하는 말.

그래고 그냥 해.라는 게 뒤에 따라붙는다면 서툴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한 발씩 나아가고 있지 않을까.

 

 "자신의 상처를 보고 인정할 것이며 자신에게 박탈된,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이 있다고 상상하지 않을 것이다. 처음으로 삶의 어두운 면을 받아들일 것이다. 실패가 아니라 전체 중 일부로. 다른 것들을 돋보이게 하고, 성장시키고, 존재하게 하는 무언가로. 흙속의 거름으로."

"역설적이게도 화산은 파괴의 상징인 동시에 생명의 상징이다. 용암이 흘러내리는 속도가 느려지고 열이 식으면, 용암은 응고되었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부서져 흙이 된다. 비옥하고 영양가가 풍부한 토양이 된다.

노라는 자신이 블랙홀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녀는 화산이었다.

그리고 화산처럼 그녀는 자신에게서 달아날 수 없었다. 거기 남아서 황무지를 돌봐야 했다. 자기 자신 안에 숲을 가꿀 수 있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는 화산처럼 나에게 일어난 뜨겁고 빨간 쓰린 기억들도 결국은 저렇게 식어서 나에게 비옥한 토양이 되어주겠지. 자연이 그렇다는데. 나도 그럴 거야. 나아질 거고 아물 거다. 지금은 식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일 뿐, 계속 쓰라릴 거라 착각하지 말자. 그리고 식어서 둘러볼 여유가 생긴다면 내 안에 놓인 황무지를 계속 돌봐나가자. 내 안의 숲을 가꿔보자. 이 다짐이 버겁다면 그럴 마음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보자. 그 뜨거운 것들 안에서 버둥대며 깊이 빠지지 말고 흘러가자. 탁 트인 하늘과 공기를 느끼며, 나를 환기시켜 주자.